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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라이트 감독의 “어톤먼트”는 이언 매큐언의 <속죄>를 영화화한 것이다.
용서와 속죄는 다르고, 더군다나 용서를 빌 대상이 세상에 없는 경우 평생을 짊어 지고 온 자신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작품을 통해서 구하는 내용의 원작을 영화는 충실하게 담아냈다.
영화는 1935년과 40년 그리고 현재로 시간차 이야기를 그려낸다. 35년 당시 13세였던 상상력이 풍부하고 가족공연을 위한 대본을 쓸 정도로 감수성이 예민한 브라이오니의 시선으로 본 언니 세실리아와 로비의 정원 분수대에서의 만남, 로비가 언니에게 전달해달라며 실수로 전해준 해부학적 사랑의 성적표현, 서재에서의 언니와 로비가 서로의 사랑을 육체적으로 표현하고 있을때의 광경을 목격이 오빠 친구가 사촌언니 롤라를 성폭행하는 장면을 로비라고 굳게 확신하며 경찰에게 결정적으로 확신에 찬 증언과 로비의 편지를 보여줌으로 인해 로비는 감옥에 갇히게 되고 40년 2차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다.
전쟁중의 상황에선 로비가 프랑스 북부해안지역인 됭케르케에서의 철수작전에서 배를 타기 위해 전쟁의 참상을 확인하며 하는 탈영병의 행군과 영국 런던에서 세실리아는 가족과 절연하고 간호사로 일하고 브라이오니 역시 진학 대신 간호사의 길을 택하며 언니와 로비에게 용서와 진실을 밝혀 모든 것을 바로잡으려한다.
현재 70대의 브라이오니는 21번째 책출간을 앞둔 인터뷰에서 사건은 사실이며 자신의 어린 시선으로 언니와 로비를 불행하게 했으며 그들은 로비가 경찰에 끌려가던 날 이후로 한번도 만난적이 없으며 로비는 됭케르케 철수작전에서 패혈증으로 사망, 언니는 런던 방공호 폭격으로 죽었다고 밝힌다. 책에서라도 둘을 만나게 해주고싶었고 행복하게 해주고싶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브라이오니는 이렇게 해서라도 용서를 빌고싶었노라고 말한다.
내용에 비해 화면이 눈부시도록 예쁘고 배우들의 연기가 빼어나 책에 비해 묵직하진 않았다.
우리들이 평소에 갖고 있는 확신이 정말 확실한 걸까? 확신은 위험한 것이 아닐까? 13세의 아이가 가진 확신에 의해 꺾여버린 두남녀의 사랑, 장래가 촉망받던 젊은이의 죽음.
확신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깨닫고 작품을 통해 진실을 말하고 용서를 구하는데 죽음을 앞둔 노년에서야 가능했다는 점이 픽션이긴 해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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